"프리랜서는 자유로워서 좋겠다."
정말 많이 듣는 말이다.그런데 가끔, 그 말을 듣고 웃을 수 없을 때가 있다.
자유롭긴 한데, 고정 수입도 자유롭다.
말하자면 ‘수입이 나를 떠난 상태’랄까.
자유는 있지만, 불안도 같이 따라온다.
1.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는 대가
프리랜서가 되면 처음 며칠은 솔직히 좀 설렜다.
- 아침에 늦잠 자도 되고,
- 카페에서 노트북만 열면 일하는 것 같고,
- 회의도, 보고도, 출근도 없다.
그런데 그 ‘자유’를 누릴수록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났다.
- 스스로 시간을 정해야 하고,
- 스스로 나를 평가해야 하고,
- 스스로 수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건 매달 내 통장이 알아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
2. “고정 수입 없는 삶”이라는 말의 무게
직장에 다닐 땐 ‘월급날’이 있었다. 날짜는 정해져 있었고, 어떤 날은 기대가 됐고, 어떤 날은 실망도 했지만, 적어도 ‘나오는 날’이 있었다. 지금은?
- 월초에 들어오는 돈도 없고,
- 월말에 나가는 돈은 그대 로고,
-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수입은 유동적이다.
어떤 달은 “이번 달은 생각보다 잘 벌었네” 싶다가도 다음 달엔 “아, 이건 진짜 망했다…”로 바뀐다. 프리랜서의 고정 수입은 ‘없을 수도 있음’이 아니라 ‘없을 확률이 높음’에 가깝다.
3. 자유로운데, 왜 불안하지?
솔직히 말하면 자유롭다는 말이 달갑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지만 그 자유가 때론 내 마음을 자꾸 흔든다.
-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한다.
- 반면, 아무도 “그 일 꼭 해야 돼요”라고 말해주지도 않는다.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마감하고… 이 모든 걸 ‘혼자서’ 해야 하는 삶.
그래서 프리랜서의 ‘자유’는
‘방향 없는 책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4. 고정 수입 없는 날들의 정서
이전 직장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난 날, 그들이 한 말이 생각난다.
“요즘은 시간 많아서 좋겠다.”
“뭐, 프리랜서면 마음 편하잖아.”
“월급은 없어도 자유가 있으니까.”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건 맞는 말이기도 하고, 맞지 않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지금 자유롭긴 하다. 대신, 매달 ‘나는 이만큼의 돈을 벌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5. 수입이 자유롭다는 건, 통장도 기분파라는 뜻
- 어떤 달은 갑자기 프로젝트가 몰려오고
- 어떤 달은 고요한 정적만 흐른다
그럼에도 지출은 참 성실하다. 카드값, 월세, 정기결제, 공과금… 이 친구들은 자유 따위 없다. 가끔은 정기적으로 나가는 금액만 정리해 놓고 수입이 전혀 없는 달력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는다. “이건 뭐, 지출이 정규직이고 나는 프리랜서네…”
6. 통장 잔액보다 자존감이 더 불안할 때
사실 가장 힘든 건, 내가 '괜찮은 상태'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들이다.
- 바쁘지 않아도 괜찮은 건가?
- 일 없다고 불안해하는 건 정상인가?
- 이렇게 사는 게 진짜 맞는 건가?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는 게, 가장 고단하다.
누군가는 직장에서 평가를 받고,
누군가는 승진으로 가치를 확인하고,
나는… 내가 나를 매일 판별한다.
7. “자유롭다”는 말에 담긴 말하지 못한 현실
“프리랜서는 자유로워서 부럽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잠시 웃고 넘긴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응, 자유롭긴 해.
근데 자유엔 책임이 딸려 있고,
그 책임은 생각보다 묵직하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수입까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나날들은 생각보다 신경 쓸 게 많다.
8. 자유는 좋지만, 예측 가능한 무언가도 그립다
지금 나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정해진 퇴근 시간도 없고, 한낮에 공원을 걷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선 늘 계산하고, 계획하고, 예상하고, 불안해하는 나도 있다. 이 자유로움 속에서 한 조각의 안정이 얼마나 값진지도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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