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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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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가요? 요즘, 일하기가 너무 싫어요 예전엔 일이 좋았습니다. 몰입하고, 성취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죠.하루가 빠듯해도 바쁘다는 말보다 “재밌다”는 말이 먼저 나올 만큼, 일하는 게 나를 살아 있게 만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그런데 요즘은 다릅니다.해야 할 일 앞에서 멈칫하게 되고, 오전 업무만 겨우 마치면 오후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하는 일도 다 멀게 느껴집니다.문득 궁금해졌습니다.“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그래서 요즘 나의 상태를 천천히 들여다보고, 나름대로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열심히’가 당연했던 나날들돌아보면 참 오래도록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아요.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았고, 늘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를 외치며 버텼습니다.주말도, 저녁 시간도 일에 쓰는 게 당..
집안일, 왜 늘 눈치 빠른 사람이 먼저 움직여야 할까? 빨래가 끝났다는 소리가 들렸다띠-띠-띠. 세탁기에서 익숙한 소리가 났다. 나는 방에서 집중해서 작업 중이었고, 같이 사는 사람은 거실에서 아무 일도 없이 편안히 TV를 보고 있었다.속으로 생각했다.‘오늘은 내가 안 나가도 되겠지.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좀 알아서 널어주겠지.’ 그런데… 불려 나온 건 나였다잠시 후, 거실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건조대에 있는 건 어제 한 빨래야?”(…예, 어제 낮에 당신이 거실에 있을 때 제가 널었던 그거요.)그 순간 느꼈다.아… 또다시 '내가 나가야 하는 타이밍'이구나.내가 나가기 전까진, 이 집안일은 멈춰 있겠구나.결국 작업을 멈추고 방에서 나왔다.세탁기 문을 열고, 젖은 빨래를 꺼내 무심히 접히는 건조대 위로, 하나하나 널었다. 나만 참으면 되는 걸..
나 왜 이렇게 화가 날까? 별것도 아닌데 자꾸 짜증 나는 이유 요즘, 자꾸 성질이 납니다 별말 아니었는데, 갑자기 확 열이 오르고 사소한 일이었는데도 말끝마다 짜증이 묻어나옵니다.“내가 너무 예민한가?”“나만 너무 힘든 건가?”“사람들이 날 이용만 하는 것 같아...”이런 생각이 들면, 화가 난다는 사실보다 화가 난 내 자신이 더 싫어집니다.왜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화가 날까?혹시 내가 변한 걸까? 아니면 뭔가 이유가 있는 걸까?이 감정의 정체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어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조용히 나 자신에게 먼저 꺼내봅니다. 단순히 성격 문제일까?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에요.자주 화가 나는 이유는 단지 성격이나 나이 때문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1. 신체 피로 → 감정 필터 약화몸이 피곤하면, 평소엔 넘길 말도 예민하게 꽂히기 ..
지나간 인연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마음 정리의 기술 요즘 따라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한때는 가까웠지만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사람, 지금은 나를 모를 것 같은 옛 친구, 한동안 마음에 머물렀던 그 이름이 불쑥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지나간 인연이란 꼭 누군가와 크게 싸워서 끝난 사이만은 아니에요.아무 일도 없었지만, 서서히 멀어진 사람도 있고, 잘 지내다가도 서로의 삶이 달라져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긴 인연도 있죠.그럴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그 사람에게 연락해 볼까?’‘지금 와서 생각나는 건 왜일까?’‘괜히 혼자 미련인 걸까?’ 지나간 인연을 다시 꺼내보고 싶을 때사람의 관계는 마음이 먼저 변하고, 행동이 나중에 달라지는 법이에요.아무리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이라도, 한쪽이 어느 날 문득 그리워지면, 그 인연은 다시 마음속에서 현재형이 되..
우정의 시간표: 우리가 친구와 함께 지나온 시간에 대하여 이전 글에서 ‘친구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이번엔 그 흐름을 조금 더 찬찬히 따라가 보려 합니다.우정도 우리 삶처럼 시간표가 있거든요. 학교 끝나면 바로 놀이터에서 만나고, 주말이면 서로의 집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어요.그때는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늘 함께하는 게 당연했던 시간표였습니다.하지만 그 시간표는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1교시: ‘같이 있으면 그냥 좋은’ 어린 시절이 시기의 우정은 조건이 없습니다.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곧 친구였고, 이유 없이 친해질 수 있었죠.오늘 처음 만났어도 ‘우리 친구 하자’ 한마디면 끝.싸웠다가도 다음 날엔 아무렇지 않게 또 함께 놀았던 시절.마음의 문이 넓고, 상처도 금방 아물던 시기 이때의 우정은 단순해서 더 따뜻했습니..
나이 들수록 친구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걸까? "예전엔 친구가 참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연락할 사람이 줄어들었어요." 이런 말을 한 번쯤 해본 적 있으시죠.어릴 땐 매일같이 만나던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언젠가는 생일 축하 인사도 건네지 않게 됩니다.그런데 그게 이상한 일일까요? 아니요,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인간관계는 ‘감소’가 아니라 ‘정돈’입니다나이가 들면 인간관계는 점점 정리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학창 시절엔 같은 공간이 우정을 이어주고,사회 초년생 땐 비슷한 고민과 리듬이 공감대를 만들어주죠.하지만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면, 접점도 서서히 사라집니다.결혼, 이사, 직업 변화, 생활 패턴의 차이는 더 이상 ‘우리가 자주 만날 이유’를 만들지 못합니다.우정이 끝난 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가깝게 지내..
『미리 정하면 왜 자꾸 꼬일까?』 미래를 정하지 않고 현재를 사는 법 "5년 뒤에 뭐 하고 싶어요?" 이 질문 앞에서 언제나 망설였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망설인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까지 뭔가를 미리 정해놓고 그대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미리 정하면 삶이 더 분명해질 줄 알았다.목표를 세우면 동기부여가 강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길도 명확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미리 정해둔 계획과 현재의 내가 어긋날 때마다 자책했고, 지금을 즐기기보다 초조하게 미래를 바라봤다. 그렇게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방향만 정해놓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이런 결정을 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물었다."왜 계획을 세우지 않아?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정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아?"하지만 나는 이런 믿음이 있었다."어떤 결정이든..
어설퍼서 다행인 순간들: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던 이유들 “완벽해야 한다”는 말에 익숙한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합니다.하지만 가끔은 어설픈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더 인간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첫 발표 때 긴장해서 목소리가 떨리던 친구가 오히려 더 진심 있어 보였던 것처럼요. 실수는 때로 ‘연결의 순간’이 됩니다.실수투성이인 내 모습에 누군가가 “나도 그래”라고 공감해 주는 순간,그 어설픔은 단점이 아니라 소통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죠. 잘 못해서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요즘은 ‘완벽 피로 사회’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것이 효율적이고 계획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고 있습니다.하지만 가끔은 대충이라서 좋은 것들도 분명 존재합니다.어설프게 그린 그림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고처음 만든 요리가 망한 비주얼이어도 맛은 괜찮고여행 중 길을 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