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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과 자기관리

오늘도 출근 대신 할 일을 고민하는 프리랜서의 아침

알람 없이 눈을 떴다.
출근할 곳도 없고, 회의도 없고, 누가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조금 일찍 일어난 이유는 단 하나.

오늘도 뭔가 해야만 할 것 같아서.

 

 

1.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오늘의 계획이 없다

직장인은 일어나면 출근 준비를 한다. 학생은 등교를, 직장인은 출근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등원을 준비한다. 그런데 프리랜서 아침부터 ‘오늘 뭐 하지?’가 기본값이다.

  • 일정이 있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은 없다
  • 오늘 꼭 해야 하는 일도 없지만, 아무것도 안 하긴 찝찝하다
  • 그래서 ‘계획’을 세우려 하지만,
  • 계획을 세우는 데만 1시간이 지나간다

이렇게 ‘출근 없는 출근 시간’이 시작된다.
몸은 깨어 있는데,
오늘 할 일을 아직 정하지 못한 아침.

 

오늘도 출근 대신 할 일을 고민하는 프리랜서의 아침

2. 자유로운데 긴장된다, 이 모순적인 아침 감정

다른 사람들은 바쁜 출근길일 텐데, 나는 커피를 내리고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겉보기엔 여유 있어 보이지만 내 속은 오히려 불안하다.

  • “지금 이렇게 있어도 되나?”
  • “뭔가 시작해야 하지 않나?”
  • “오늘도 아무 성과 없이 지나가진 않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아침의 고요가 불편한 정적으로 변한다. 프리랜서의 아침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나를 움직여야 하는 선택의 시간이다. 누군가 정해주는 루틴이 없기에, 나는 매일 아침부터 나를 ‘설득’ 해야 한다.

 

3. 일은 없는데, 할 건 많다

일이 없으면 쉬면 될 것 같지만, 프리랜서는 그렇지 않다.

  • 새 공모 사업 정리
  • 미뤄뒀던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 SNS에 작업 기록 올리기
  • 다음 시즌 기획 아이디어 다듬기
  • 간혹 있는 연주 준비
  • 세금 관련 문서 확인하기
  • 블로그 글 쓰기 (바로 지금처럼!)

이건 어디까지나 ‘언제든 미뤄도 되는 일’들이다. 그래서 매일 우선순위를 고민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한 채 하루가 지나가기도 한다.

 

4. 출근 안 한다고 덜 피곤한 건 아니다

출근은 하지 않지만 아침마다 머릿속은 회의 중이다.

  • 해야 할 일은 많지만
  • 시작할 일은 모르겠고
  • 어제 못한 일은 자꾸 떠오르고
  • 오늘은 뭔가 시작해야 할 것 같고
  • 그런데 막상 손에 잡히는 게 없다

결국, 아침이 끝날 무렵 “이따 점심 먹고 하자”라는 말로 하루의 반을 미룬다. 그게 쌓이다 보면 하루가, 일주일이, 한 계절이 조용히 지나간다.

 

5. 누가 정해주는 시간표가 그리운 날

출근하던 시절엔 출근길이 싫었고, 연습이나 회의가 지루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은 그런 ‘정해진 시간표’가 그립다.

  • 누가 대신 정해주는 시간
  • 누가 나를 기다리는 공간
  • 누가 내 하루의 기준을 잡아주는 구조

프리랜서의 하루는 모든 게 자율인 대신, 모든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

 

6. 오늘도 일어나 앉아서 무언가를 시작해 본다

결국, 아침이 흘러가고 책상 앞에 앉는다.

  • 뭘 할지 아직 모르지만
  • 일단 노트북을 켜고
  • 일단 메모장을 열고
  • 일단 커서를 깜빡이게 두고

그렇게 ‘오늘의 첫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완벽한 시작은 없지만 그래도 한 줄이라도 쓰면 오늘 하루를 낭비하지 않은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든다.

 

7. ‘일을 한다’는 건, 뭘 만들어내는 것만은 아닐지도

어떤 날은 글 한 줄도 못 쓰고, 아이디어도 안 떠오르고, 기획안은 빈 화면 그대 로고, 전화 한 통, 메일 한 통 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그날 아침, 커피를 마시고 앉아, 뭔가 해보려고 했다는 사실을 안다.

어쩌면 프리랜서의 일은
‘결과’가 아니라
매일 아침 자리를 지키는 그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8. 그래서 나는 오늘도 출근은 안 했지만, 하루는 시작했다

일정도 없고 돈도 안 벌리고 계획도 흐릿하지만 그래도 나는 오늘도 아침을 맞이했다. 출근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도 나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로 이 하루가 조금은 괜찮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