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친구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이번엔 그 흐름을 조금 더 찬찬히 따라가 보려 합니다.
우정도 우리 삶처럼 시간표가 있거든요.
학교 끝나면 바로 놀이터에서 만나고, 주말이면 서로의 집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때는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늘 함께하는 게 당연했던 시간표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표는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1교시: ‘같이 있으면 그냥 좋은’ 어린 시절
이 시기의 우정은 조건이 없습니다.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곧 친구였고, 이유 없이 친해질 수 있었죠.
- 오늘 처음 만났어도 ‘우리 친구 하자’ 한마디면 끝.
- 싸웠다가도 다음 날엔 아무렇지 않게 또 함께 놀았던 시절.
마음의 문이 넓고, 상처도 금방 아물던 시기 이때의 우정은 단순해서 더 따뜻했습니다.
2교시: ‘함께 성장하는’ 청춘의 우정
학생 때, 사회 초년생일 때. 같은 리듬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생깁니다.
- 같은 시험을 준비하거나, 같은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거나.
- 밤늦도록 전화로 고민을 나누고, 실패도 함께 씹어 삼켰던 시간.
이 시기의 친구는 같이 버티는 동료이자, 같이 불안한 사람이기도 했죠.
서로의 꿈이 닿아 있는 만큼, 감정도 깊게 얽혔습니다.
3교시: ‘접점이 줄어드는’ 바쁜 어른의 시간표
20대 후반, 30대를 지나며
우정은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 결혼, 육아, 이사, 퇴사… 각자의 삶으로 퍼져나가고
-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
이 시기의 우정은 "그때는 자주 만났지"라는 회상으로 남아갑니다.
자연스럽게 연락이 줄어든다고 해서, 애정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다만, 우정의 방식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4교시: ‘선별하고, 다듬는’ 중년 이후의 관계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관계를 정리하고 가볍게 만듭니다.
- 더 이상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도 괜찮고,
- 연락이 끊긴 인연에도 ‘고마웠다’는 마음만 남기게 되죠.
중요한 건, ‘몇 명이 남았는가’보다 ‘어떤 마음이 남았는가’입니다.
우정을 유지하는 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시간표로 바뀌는 때.
시간표는 달라져도, 우정은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인생의 1~2교시에서만 머물다 가고, 어떤 사람은 중간에 등장해 뒤까지 함께하기도 하죠.
- 매일 보던 친구는 이제 가끔 연락하는 사이가 되고,
-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오히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기도 해요.
우정은 매 순간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 ‘흔적처럼 남아 있는 감정’ 일지도 모릅니다.
남은 시간표엔 누가 있을까?
이제는 질문을 바꿔보려고 해요.
- ‘왜 이 사람과 멀어졌을까?’보다는
- ‘이 사람과 언제 가장 행복했을까?’
- ‘몇 명이나 남았을까?’보다는
- ‘내가 먼저 누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을까?’
우정은 '과거형'으로만 남겨두기엔 우리 삶에 여전히 따뜻한 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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